31/08/2026
펨텍톡의 두 번째 북페어를 마치고..
작년 언리밋과 올해 군산, 북페어 꼴랑 두 번 참여한 주제(?)에 ‘북페어란 무엇일까?’를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되네요.
일반화의 오류를 범하지 않기위해 ‘셀러’로 참여하는 입장에서의 소회라고 먼저 단서를 붙여야겠습니다. 아직 두 번의 경험밖에 없어서, 두 개의 페어와, 두 지역을 비교하지 않는 소회만을 남기려고 하고요.
이번 군산북페어에서 인상깊었던 점은 출판사 접촉면과 부스를 쉐어했다는 것이고, 그래서인지, 북페어 현장에서도 저는 아주 국지적!이고, 동지애가 넘치는 경험을 한 것 같습니다. 서울과 달리 혼자 페어에 나갔다 보니 다른 부스를 돌아볼 여유(+에너지)가 없었거든요. 첫날엔 가족들 덕에 《텍스트 뷔페》 현장만 겨우 가보고, 둘째 날엔 호정님이 잠깐 지켜준 덕에 화장실도 겨우 가볼 수 있었던 상황이었어요.
전쟁이 나서 대피소에 가면 옆에 우연히 함께하게 된 사람들과 이런 경험을 나누게 될까? 너무 짠한 비유인가 싶지만, 그런 생각이 자꾸 들었네요. 나쁜 것만은 아니었던 게, 짧은 시간동안 옆의 부스, 옆의 사람들에 집중하는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겠죠. 그래서 이번 북페어에서 구매한 리스트는, 다 공동부스였던 접촉면의 책들과 옆부스였던 차츰 출판사 책이라는. ㅎㅎㅎ 압축적으로 같은 시공간을 공유하다 보니 정말 옆 부스의 모든 책이 다 사고 싶어지는게 아니겠어요? 반복적으로 책 소개를 듣게 되다보면 처음엔 얼른 사서 읽고 싶어지다가 나중엔 다 읽은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달까. 내가 대신 소개도 할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풍월을 읊는 서당개의 입장이 뭔지 알 것 같더라고요. ㅎ
첫날 선물로 받은 접촉면의 신간 『깨어있는 시간과 꿈꾸는 시간 사이에』를 숙소에서 읽으며, 팔레스타인인들의 팔레스타인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지더라고요? 다음날 『팔레스타인 시선집』과 『음악은 어떻게 연대가 되는가』도 구매하고…결국 그렇게 접촉면의 다른 책까지 모두 소장하게 되었다고 합니다. 이틀간 점심을 계속 거르다 보니(?), 직접 농사짓고 그 수확물로 그때그때 요리하는~’ 이런 수식어들에 계속 귀가 쫑긋하여 소소하지만 따뜻한 집밥을 떠올리게 만드는 옆 부스 차츰출판사의 『시골살이, 오늘도 균형』과 『시인의 텃밭』도 구매했어요.
물론, 인파를 뚫고 신간 『핫픽스』를 향해 달려 오는(인간기차행렬이라 실제로는 달리는게 아니라 밀려들어옴..하지만 눈빛만큼은 달려온다는 느낌), 콕 집으며’이거 사러 여기까지 왔어요!’하는 열혈 독자님, 함께 온 친구에게 이거 꼭 사주고 싶었어.’ 선물하는 독자님 등 펨텍톡 애정해 주시는 분들 덕에 에너지 또 충전하게 되고, 서울에서 온 친구들, 여성기술랩, 서울익스프레스 활동에도 관심과 응원을 남겨주신 분들 덕에 얼굴은 점점 수척해져도 마음은 차오르는…경험들이 간간히 있었지요. 힘들어도 계속 북페어를 나가는 이유가 이런 것일까..생각했습니다.
북페어에 대해 갖가지 기준과 관점으로 수많은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다 싶어요. 오로지 판매실적, 지역적 특성, 출판 트렌드 등으로만 이야기하긴 어려운 것 같고요. 무엇보다 수많은 노력과 자원이 들어가는 행사라는 것, 그래서 그저 사고없이 갈등없이 잘 마무리된 것 같아, 오신 분들 사신 분들 파신 분들 참여하신 분들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.
페어와 숙소에만 있어 군산을 갔다 왔다고 얘기하기 좀 민망한데, 저 대신 군산 바다도 다녀오고 야간 운전과 짐 운반 등 도와준 가족에게 감사하며, 다음에 또 참여하게 된다면 그때는 좀 더 여유있는 일정으로 군산을 둘러보고 싶습니다. 고백하자면 태어나서 처음 가본 군산이었는데~ 페어만 있었던 것이 개인적으로는 좀 아쉽네요. 🥲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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